[현장연결] 민주당 이해찬 대표,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사<br /><br />지금 이시각 봉하마을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이 진행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추도사를 하는데요.<br /><br />현장 연결해 직접 들어보겠습니다.<br /><br />[이해찬 / 더불어민주당 당대표]<br /><br />노무현 대통령님, 올해는 5월의 신록이 한창입니다.<br /><br />서거하신 2009년 봄에는 비눈물 속에 장례를 치렀습니다.<br /><br />1주기 추도식도 빗물이 우리들 가슴을 흥건히 적셨습니다.<br /><br />1주기 추도식에서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님의 뜻을 이어가겠다고, 노여움도, 슬픔도, 눈물도 참고 뚜벅뚜벅 나아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.<br /><br />지난 10년 동안 새로운 시대를 준비했습니다.<br /><br />이제 우리는 노무현 없는 노무현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대통령님께서 말씀하신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노무현 없는 포스트 노무현 시대를 열어 냈습니다.<br /><br />깨어있는 시민은 촛불혁명으로 적폐 대통령을 탄핵했습니다.<br /><br />제3기 민주정부, 사람이 먼저인 문재인 정부를 출범시켰으며, 지방선거 압승으로 망국적인 지역주의를 허물었습니다.<br /><br />이번 총선에서도 사상 유례없는 성원을 보내주셨습니다.<br /><br />새로운 역사를 쓰라는 국민의 명령입니다.<br /><br />대통령님이 주창하셨던 깨어있는 시민, 권위주의 청산, 국가균형발전 거대 수구언론 타파가 실현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대한민국의 국민이 그저 홍보의 대상이 아니라 깨어있는 시민으로서 역사의 주체로 서고 있는 것입니다.<br /><br />이처럼 역사는 기어이, 그렇게 그렇게, 전진하고 발전해 왔습니다.<br /><br />하지만 이제 시작입니다.<br /><br />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.<br /><br />그러나 시작이 반이라고 했습니다.<br /><br />대통령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.<br /><br />'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.' 비록 이제 시작이지만 우리는 역사의 발전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.<br /><br />대통령님, 지난 월요일, 5월18일에는 광주에 다녀왔습니다.<br /><br />광주 민주화운동40주년 기념식이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엄중하게 거행되었습니다.<br /><br />5월의 넋들이 마지막까지 도청을 사수하다 장렬하게 산화하신 현장이었습니다.<br /><br />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꼈습니다.<br /><br />하지만 결코 희망을 놓지는 않았습니다.<br /><br />40년 동안 분노와 슬픔을 가슴속에 간직한 채 이겨왔습니다.<br /><br />민주의 역사가 헌법에 당당히 새겨지고 특권과 반칙 없는 세상, 사람 사는 세상의 그날까지 우리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.<br /><br />하지만 겪어보지 못한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는 온 국민의 높은 공동체 시민의식과 의료진의 눈물겨운 헌신,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끄는 민주정부의 원숙한 대처가 세계의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전 세계 언론이 한국을 주목하고 각국 정부가 한국의 방역을 배우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오늘 이 자리는 그래서 써낸 방식으로 추도식을 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인터넷 방식을 좋아하셨던 대통령님의 걸맞는 방식인지도 모르겠습니다.<br /><br />노무현 대통령님, 가치는 역사에서 배우고 방법은 현실에서 찾는다고 했습니다.<br /><br />지난 70년 동안 이 땅은 민족이 남과 북으로 분단되고 정치적으로 왜곡되고 경제적으로 편중되었으며 사회적으로 차가운 세상이었습니다.<br /><br />이제는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야 합니다.<br /><br />남과 북이 서로 얼싸안고 나라다운 나라에서 '이의 있습니다!'를 외치며 손에 손을 맞잡고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.<br /><br />대통령께서 남겨놓으신 가치를 남은 저희가 사람 사는 세상으로 완성해 보이겠습니다.<br /><br />몇 년 전에 제가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.<br /><br />깊은 산속에 있는 조그마한 산사에 계신 스님이었습니다.<br /><br />여든을 넘기신 듯한 노스님께서 평생동안 모은 정성을 노무현 재단에 쾌척하셨습니다.<br /><br />그런 분들의 작은 정성들로 벽돌 한 장 한 장을 쌓아가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오늘 추도식이 열리는 이곳 봉하에는 대통령 기념관이 개관을 하고 머지 않아서 서울에는 노무현센터가 문을 열 예정입니다.<br /><br />대통령님이 황망하게 우리 곁을 떠나신 뒤에도 그 뒤를 이은 노무현재단과 민주당을 향한 검은 그림자는 좀처럼 걷히지 않습니다.<br /><br />많은 사람들이 모함을 받고 공작의 대상이 되곤 했습니다.<br /><br />지금도 그 검은 그림자는 여전히 어른거리고 있습니다.<br /><br />끝이 없습니다.<br /><br />참말로 징합니다.<br /><br />하지만 저희는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나아가겠습니다.<br /><br />세월이 갈수록 그림을 더해가는 노무현 대통령님.<br /><br />내년 봄에 다시 뵈러 오겠습니다.<br /><br />그날은 아마 대통령님을 그리워하는 더 많은 사람들이 봄날 가득히 흩날리는 꽃잎처럼 이 봉하를 가득 채우리라 생각합니다.<br /><br />대통령님 부디 영면하십시오.<br /><br />깨어 있는 시민들이 삼가올립니다.<br /><br />2020년 5월 봄날에.<br /><br />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: 카톡/라인 jebo23<br /><br />(끝)<br /><br />
